이번에 소개할 논문은,
Raine, A., & Venables, P. H. (2017). Adolescent daytime sleepiness as a risk factor for adult crime. Journal of Child Psychology and Psychiatry, 58(6), 728-735.
입니다.
우리나라 말로 하면 '성인 범죄에 대한 위험요인으로서의 청소년의 주간 졸림' 정도겠네요. 이글을 쓰는 저도 지금 주간임에도 너무 졸립니다. 그나마 다행인건 저는 청소년이 아니기 때문에 성인 범죄 위험요인을 가진 건 아니라는 것?? 너무 졸려서 실없는 소리를 했습니다만,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1. 연구주제와 목적
많은 선행 연구들이 나쁜 수면의 질, 수면의 부족이 성인들의 반사회성 및 범죄 행동과 관련이 있다는 증거들을 발견해냈습니다. 정신질환 수감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야간불안은 공격성의 증가와 관련 있었으며(Meijers,Harte,&Scherder, 2015), 법의학적 정신병리 환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자기 보고식 조사 결과 수면의 질 부족과 불면증이 공격성의 증가와 관련이 있었습니다(Kamphuis, Dijk, Spreen,&Lancel, 2014). 또한 수면 문제를 보고한 십대 청소년들이 더 많은 품행장애를 보고하였으며(Lin & Yi, 2015), 청소년기에 주간 졸림(졸음)이 증가하면 부정적 건강결과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Owen, 2014). 또한 선행연구들은 사회적 역경이 스트레스를 야기하고, 스트레스는 부족한 수면과 주간 졸음을 발생시킨다(Akerstedt, 2006; Owens, 2014)는 것을 발견하였고 낮은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은 수면의 질과 강한 관련이 있음(Patel, Grandner, Xie, Branas, & Gooneratne, 2010)을 밝혔습니다. 이러한 수면 부족이나 낮은 수면의 질은 인간으로 하여금 주의력 용량의 부족을 일으키는데(Killgore, 2010), 이러한 손상된 주의 기능은 결국 성인 범죄의 위험 요인이 된다고 합니다(Raine, Venables, & Williams, 1990a, 1990b).
이러한 선행 연구들을 바탕으로 이 연구는 '사회적 역경이 주간 졸림을 유발하며, 주간 졸림이 주의 능력의 감소와 관련이 있고 결국 범죄를 저지르게 만든다'는 것을 생리심리사회적 모델로 검증함을 목표로 하였습니다.
2. 연구가설
위와 같은 선행 연구들을 바탕으로 이 연구가 제안한 가설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가. 청소년기의 졸림이 성인범죄를 예측한다.
나. 감소된 주의가 이 관계(졸림-범죄)를 매개한다.
다. 사회적 역경은 졸림을 유발하고 결국 주의력 문제와 이후의 성인 범죄를 예측한다.
라. 졸림-범죄 관계는 사회적, 학문적 혼동 또는 청소년기의 반사회적 행동에 의해 설명되지 않는다.
마. 주관적인 졸림은 객관적인 졸림 보다 더 예측적이다.
3. 연구방법
연구방법은 아래와 같습니다.
가. 연구 대상
우선 연구 대상은, 영국 요크에 있는 3개 학교로부터 101명의 15세 학생들을 표집하였으며, 학교 1은 일반 중등학교로서 사회경제적 지위가 조금 낮은 지역의 학교로, 학교 2는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많이 있는 학교로, 학교 3은 학업성취 수준이 다양한, 즉 사회경제적 지위가 고루 분포한 지역의 학교로 선정하였습니다. 연구 표본으로 15세를 선정한 이유는 이 시기가 반사회적 행동이 절정에 달하는 나이이며, 10대들이 특히 수면문제를 일으키기 수비고, 16살에 자퇴하는 학생들이 많다는 점에서 15세 학생들을 선택해야 대표성이 더 높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흥미로운건 101명 중 100명이 백인이었다고 하네요.
다음으로 주간 졸림의 측정방법입니다. 학생들이 주관적인 자신의 졸림 정도를 7점 리커트 척도(1점=매우각성 - 7점=졸림)로 응답하게 하였으며 2시간 동안 두 번 측정하였고 2 점수의 평균을 측정값으로 사용하였습니다. 당연히 모든 참가 학생들은 비슷한 시간대에 측정을 하였습니다. 주간 졸림은 이러한 자기보고식 방법 위에도 EEG 뇌파검사를 사용하여 세타파가 증가할 경우 졸린 것으로 하여 측정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피부전도 정향 반응, 절대적 청각 역치 등도 측정하였습니다.
성인범죄상태의 측정은 참석하여 졸림 평가를 했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이들이 29살이 된 시점에 법원에서 유죄 선고를 받은 자들을 범죄자로 분류하는 방법으로 조사하였습니다(교통 위반 같은 사소한 범죄는 포함하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101명의 참가자 중 총 17명이 유죄판결을 받은 범죄자로 분류되었습니다.
이 뿐 아니라 자기보고식 검사로 당시 학생들의 사이코패시/충동적 반사회적 행동을 측정하였고, 대상 학생들을 가르쳐본적 있는 교사들로 하여금 각 학생들의 행동문제를 체크리스트로 답하게 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사회적 역경 또한 학생들의 거주지, 사회경제적 지위로 측정하였습니다.
ㄱ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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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분석
로지스틱 회귀분석으로 데이터가 분석되었으며, process macro를 통해 매개 관계 확인, bootstrapping 절차를 통해 검증을 하였습니다.
4. 주요결과
가. 청소년기 주간졸림과 반사회적 행동, 그리고 성인범죄의 관계 분석
주간 졸음은 15세 시기의 반사회적 행동 증가와 정적 상관을 보였으며, 수면 부족 청소년들이 성인기에 범죄를 저지를 확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9세에 범죄자가 된 참가자들을 조사한 바, 15세 때 주간 졸림 점수가 통제집단보다 더 높았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는 로지스틱 회귀분석으로 나이를 통제한 후에도 여전히 같은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즉, 15세 때의 주간 졸림이 여전히 29세의 미래 범죄를 예측했습니다. 카이제곱 분석 결과 역시 졸음과 범죄 간에 유의미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나. 객관적 졸림 점수와 주관적 졸림 점수
로지스틱 회귀분석 결과, 뇌파측정으로 확인한 졸림점수, 즉 객관적 졸림 점수와 주관적 졸림 점수 모두 미래 범죄를 유의미하게 예측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객관적인 졸림 점수 자체가 미래 범죄를 유의미하게 예측했으며, 객관적 졸림을 통제했을 때에 주관적 졸림 역시 미래 범죄를 유의미하게 예측했습니다. 종합적으로는 주관적 졸림 점수가 미래 범죄를 더 예측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 15세의 반사회적 행동에 대한 통제
주관적 졸림이 미래 범죄를 더 잘 예측하는것에대해 검증하기 위해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반복했고, 그 결과 청소년기의 반사회적 행동이 미래 범죄를 예측한다는 것이 확인되었고, 주관적 졸림이 청소년기 반사회적 행동과 객관적 졸림의 조합보다 범죄를 더 강하게 예측하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라. 범죄 예측에의 ROC(수신자 조작 특성 곡선=분류 모델의 성능을 보여주는 그래프) 분석
변수들(주관적 졸림, 반사회적 행동, 객관적 졸림)을 그룹으로 묶어 이를 이용하는 모델들의 성능을 검증한 결과 유의미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마. 여러 경로들을 확인
졸림-점죄 관계의 매개변수로서 주의가 유의미하였으며, 졸림과 부주의가 사회적 역경과 범죄 관계를 매개하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5. 결과 요약 및 논의
연구결과를 정리하면, 15살에 더 졸립다고 응답할 수록 29세에 범죄자가 될 확률이 4.5배 높았으며, 주관적 졸림이 객관적 졸림보다 범죄를 더 잘 예측하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주관적, 객관적 주간 졸림과 청소년기 반사회적 행동의 연결이 성인기 범죄 예측에 더 정확했고, 수면과 범죄의 관계는 주의의 심리 생리적 특성에 의해 매개되었습니다. 사회적 역경이 수면 문제를 일으키고 이로 인한 주의 감소가 성인범죄로 이어진다는 관계성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 연구는 졸림과 범죄의 관계를 연구했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로운데요. 이 연구에는 한계점과 개선점 역시 존재합니다. 이런 부분들은 논문에 잘 소개되어 있는데, 한번 직접 논문을 읽어보시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결과 부분에 대해 분석 결과를 표와 그림으로 잘 정리해 놓은 만큼, 꼭 논문을 읽어보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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