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 뭔지, 심리학이 뭔지, 심리학과에서는 무엇을 배우는지, 심리학자는 뭘 하는 사람인지... 어렵게 설명하려고 하면 한없이 어렵다. 잘 모르는 사람이 설명하는 것은 더 어렵다. 그래서 정말 딱 얕게, 일반인도 어려운 말 없이 어떻게든 알아먹을 수 있을 정도로만 과학과 심리학을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1. 과학이라는게 뭘까?
우리는 과학이란 말을 잘 안다. 아니 잘 안다고 생각한다. 너무나 흔하게 쓰이는 말이고, 심지어 수능 과목에도 포함되는 단어니까. 그런데 "그래서 과학이 뭐야?"라고 물어보면 막상 답변이 궁색해진다. "그 뭐 딱 딱 맞는...?", "근거가 있고 실험하고 연구하고 그런거"...이런 식의 답변이 의외로 흔하다.
우리는 어쩌면 과학을 정의가 아니라 이미지로 알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과학실이라든가 비커라든가 아니면 어떤 기계장치라든가 뉴튼이라든가 사과(?)라든가 하는 그런 이미지로 말이다. 그럼 과학은 정말 그러한 이미지들의 총합인 어떤 것일까? 그렇게나 추상적인, 느낌적인 느낌으로만 존재하는 것일까? 물론 아니겠지?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 '과학'을 검색해보니 과학을 '보편적인 진리나 법칙의 발견을 목적으로 한 체계적인 지식. 넓은 뜻으로는 학을 이르고, 좁은 뜻으로는 자연 과학을 이른다.'라고 표현해 놓았다. 이 말대로라면 결국 과학이란 무언가를 발견하기 위하여 '체계적으로' 지식을 쌓는 것과 그렇게 쌓은 '체계적인' 지식일 것이다.
체계적이라는 것은 여러가지로 해석될 수 있겠으나 여기에서는 객관적 증거와 경험적 증거를 기반으로 논리적으로 검증가능하도록 하는 것, 반증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라고만 간단하게 생각하기로 하겠다. 사실 과학자가 아닌 이상 더 어렵게 자세하게 알 필요는 없을 것 같다.
2. 과학적 연구방법이란?
앞서 말한 과학의 정의로 보자면, 과학으로서의 심리학이란 체계적으로 마음에 대한 지식을 쌓는 행위 + 그렇게 쌓은 체계적 지식일 것이다. 한번 더 풀어서 말하자면 객관적, 경험적 증거를 바탕으로 마음에 대한 지식을 논리적으로 쌓는 행위이자 그렇게 쌓은 지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과학적 연구방법이란 객관적, 경험적 증거를 찾아내고 그걸 체계적으로 쌓는 연구방법이라고 정의될 것이다. 그런데 앞선 포스팅에서 보았듯이 심리학이 연구하는 마음이란 놈은 일반적인 자연과학에서의 연구대상보다 제멋대로인 면이 크다.
사람의 마음을 연구하는 것이니 사람을 대상으로 연구해야 하는데 사람은 다른 자연 과학의 연구대상들보다는 훨씬 제멋대로니까 말이다. 예를들어 수소2개와 산소 1개를 촉매제를 통해 결합시키면 물이 되는데, 어느날은 물이 되고 어느날은 산소가 기분이 나쁘다고 금이되고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사람은 그보다 훨씬 가변적이다. 덜 일관적이다. 그러다 보니 정해진 것, 변하지 않는 것을 측정하면 되는 다른 분야보다 조금 번거롭다. 일단 뭘 측정하는지를 변하지 않는 것으로 개념화하거나 새로 정의한 뒤에 측정해야 한다. 이런 과정을 조작적 정의라고 한다.
조작정 정의는 말그대로 측정할수 있게, 과학적으로 조작할 수 있게 정의를 내리는 것이라고 이해하면 되겠다. 그리고 심리학의 연구대상인 사람은 덜 일관적이고 가변적이기 때문에 심리학 연구에서는 이 조작적 정의를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 결과의 해석 역시, 딱 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통계를 통해 추론을 해야할 필요가 있다. 통계 등에 대해서는 추후에 이야기해보도록 하겠다.
3. 아니 그래서 심리학 연구는 어떻게 이루어지는거야?
심리학 연구방법은 여러가지다. 실험, 설문연구, 사례연구 등등...지난 포스팅에서 심리학의 탄생을 분트의 심리학 실험실의 탄생과 함께 언급한 것이 기억나는가? 이와 같이 심리학은 처음에 실험을 통해 연구되었다.
이 실험이라는 방법은 지금도 많은 심리학 연구에서 중요하게 사용되고 있다. 또한 과학적 도구가 눈부시게 발전한 현대에서는 실험 외에도 많은 다른 연구방법 또한 중시되고 있다. 예전과는 달리 이제는 뇌의 작용부위 등도 도구의 힘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관찰을 할 수 있는 영역도 늘어났다.
임상이나 상담 장면에서는 사례 연구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이와 같은 많은 방법들은 각기 다른 특징을 가지지만 그래도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결국 처음으로 돌아왔는데, 객관적 경험적 증거를 중시한다는 것이다. '그냥 내가 보니까 그렇더라', '이러이러 하니 내 생각에 이럴 것이다'라는 단순 추론이 아니라 객관적, 경험적으로 증거가 있음으로써 증명될 수 있고, 또한 다른 증거로 인해 언제든지 반증될 수 있는 방법들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바로 이 점 때문에, 증거로 말하고 증거로 입증되며 반증될 수도 있기 때문에 심리학은 과학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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