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공부합니다. 아마 오늘도 대한민국의 많은 학생들, 성인들이 무언가를 위해서 공부를 하고 있을 것입니다. 물론 학습 심리학에서 말하는 학습을 오롯이 공부라고는 할 수 없지만, 어쨋든 무언가를 배워서 행동의 변화를 가져온다는 점에서 학습이든 공부든 우리를 발전시키는 강력한 수단인 것임은 자명합니다.
1. 학습 심리학
심리학에서 말하는 학습이란 '경험으로 인한 행동의 변화'이다. 대표적인 것으로 '조건 맛 혐오' 같은 것이 있겠다. 추후 얘기하겠지만 '조건 맛 혐오'는 조건 형성의 한 종류로, 쉽게 말해 어떤 음식을 먹고 한번 크게 탈이 나는 경험을 하게 되면 그 음식을 피하게 되는 것을 말한다.
조건 맛 혐오는 '섭식 후 배탈'이라는 경험이 '그 음식을 다시 섭식하지 않는 행동'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학습이라 할 수있다. 학습 심리학에서는 이처럼 인간(동물도 포함해서)의 학습 원리를 연구한다. 실험 과정이 명백하고 눈으로 결과를 확인하기도 좋아서 심리학 초기, 특히 20세기 초중반에 막강한 위세를 떨친 분야라고 할 수 있겠다.
21세기 중반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지금에도 또한 학습 심리학은 여전히 강력하고, 그 연구 결과들은 훌륭하게 기능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학부 시절 가장 재미있게 공부했던 분야이기도 하다. 매우 재미있는 실험, 사례 들이 많이 나오는 부분이므로 관심 있는 분들께서는 한번 공부해보시길 권한다.
2. 조건형성
조건형성은 '고전적 조건형성'과 '조작적 조건형성'으로 나뉜다. 고전적 조건형성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누가 뭐래도 '파블로프의 개'일 것이다. 개의 침 분비에 대해 연구하던 파블로프가 우연히 개가 빈 밥그릇을 보거나 혹은 밥을 주로 오는 사람의 발소리만 듣고서도 침을 분비하는 것을 발견함으로써 고전적 조건형성 연구는 시작되었다.
개는 먹이(무조건 자극)를 보면 저절로 침을 흘린다(무조건 반응). 그리고 보통의 경우 발소리(중립 자극)를 들은 개는 침을 흘리지 않는다. 그런데 만약 중립자극인 발소리와 무조건 자극인 먹이가 지속적으로 반복해서 제시되어, 그 둘이 연합된다면 어떻게 될까? 그러면 개는 발소리(중립자극이었으나 이제는 조건자극)만으로도 침을 흘리게 된다(조건 반응). 이처럼 무조건 자극과 중립자극이 연합되면 중립자극이 조건 자극이 되고, 그 조건 자극에 의해 무조건 반응과 같은 반응을 조건반응으로서 나타내게 되는 것. 이것이 고전적 조건형성이다.
파블로프는 이 고전적 조건 형성을 30년간 연구했다고 한다. 지금와서는 쉬워 보이지만 당시 이러한 발견을 과학으로 이론으로 정립하기 위해 그가 얼마나 노력했을지, 그리고 그 노력이 현대 심리학에서 하나의 큰 기반이 되었다는 점에서 존경스럽다.
다음은 조작적 조건형성이다. 조작적 조건형성은 스키너에 의해 완성되었다고 할 수 있다. 조작적 조건형성은 특정 행동이 그 행동의 결과들과 연합되어 학습이 이루어지는 것을 말한다.
즉, 고전적 조건형성에서는 자극과 자극이 연합되어 학습이 일어났다면, 조작적 조건형성에서는 이미 일어난 행동이 있고, 그 행동의 결과에 따라 학습이 일어난다. 이미 일어난 행동이 행동의 주체에게 만족스러운 결과를 준다면 그 행동은 증가한다(학습된다).
반대로 그 행동의 결과가 행동의 주체에게 부정적인 결과를 준다면 그 행동은 감소한다(이 역시 학습이다). 스키너는 이를 이용해 강화와 처벌의 효과에 대한 수많은 연구를 보여주고 인간으로 하여금 처벌과 강화의 효과를 알게 해주었다.
풍문에 의하면 미군에서 스키너에게 비둘기를 이용한 유도 미사일을 제작하는 프로젝트를 맡긴 사실이 있다고 한다. 스키너가 비둘기를 조작적 조건형성의 원리로 미사일을 유도하도록 훈련시켰다고 하는데, 이를 보아도 조작적 조건형성이 학습에 얼마나 효과적인지를 알 수 있다.
3. 행동주의
행동주의는 관찰과 측정이 가능한 대상만이 심리학의 연구대상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행동주의자들은 인간 행동의 과정에서 우리가 관찰할 수 없는 것, 즉 우리 머리속에서 일어나는 작용, 효과, 현상 따위는 철저히 배격하고 오로지 관찰할 수 있는 것, 즉 표면으로 나타나는 행동만을 연구의 대상으로 삼고자 했다.
예를 들어 표현하자면 어떤 사람이 길을 걷다가 길가에 서있는 장승을 향해 주먹질을 하고 있는 현장이 있다고 하자. 이때 행동주의자들은 이 사람이 주먹질을 하고 있는 행위에만 관심이 있다. 주먹질을 몇번이나 하는지, 몇번 때린 후에 손에 통증을 느끼고 고통스러워 하는지 등에만 관심을 가질 뿐 저 사람이 장승을 왜 때리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다.
물론 이 행동주의는 추후 인지주의와 같은 다른 사조에 밀리게 되지만, 행동주의가 밝혀낸 원리들은 지금까지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적어도 보이는 현상, 행동에 대해서 변화를 이끌어내는데에 탁월한 성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4. 마무리
학습심리학은 오늘날에도 심리 치료 현장, 행동 교정, 반려 동물 훈련 등 여러 분야에서 효율적으로 사용된다. 이쪽 분야로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꼭 공부해볼 필요가 있다. 여기서는 대략적으로 소개되었지만, 조건형성도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정말 많은 흥미로운 사실들이 있다. 강화와 처벌, 강화가 어떻게 제시 될때 더 효과적인지, 학습은 언제 소거 되는지 등등 더 깊고 재밌는 부분을 공부할 수 있다. 재미있을 것이다.
댓글